다리와 날개, 이상한 모랫빛 눈 (2024)

이 책은 2024년에 두 차례 열린 강지웅의 개인전 《Here Be Dragons》, 《Even hope decays... 희망조차도 부식하다니》와 연계해 발행됐다. 책에는 그의 작업물, 전시 전경, 그리고 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세 편의 글과 두 편의 작가 노트가 파편적으로 수록되어 있다. 그는 다양한 재료와 환경을 이용해 사진의 물성을 훼손하거나, 이미지에 시간성을 덧입혀 피사체를 서사로부터 이탈시키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의 작업을 둘러싼 일련의 이미지와 글을 토대로 디자이너 정대봉이 제작한 일종의 더미북은, 작업과 동일한 훼손의 방법론을 겪어냄으로써 두 전시의 도록인 동시에 또 하나의 작업물로서 지위를 획득한다.

어느 날 작가는 자신의 사진이 목놓아 외치는 과거의 ‘지금’이 이토록 일그러진 믿음의 얼굴과 닮아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곤 곧장, 흠잡을 곳 없이 깔끔하게 인화된 사진을 들고 해변으로 갔다. 지금 당신이 느끼는 기시감은 착각에 의한 것이 아니다.
모희, 「게니우스 로키, 당신과 섬의 이야기」, 86쪽


기획 강지웅·프레스 프레스
편집·디자인 정대봉
글 강지웅, 김민경, 모희, 콘노 유키
번역 말돼지
사진 강지웅, 박도현
발행 프레스 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