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xima B
2022.12. 23.−29.
강지웅, 김상하, 신수민, 정우찬
중간지점 하나 (서울시 중구 을지로 14길 15 장양빌딩 703호)
김상하 기획
김다빈 디자인
지구에 거주하는 나는 프록시마 B에 사는 여동생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둘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그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 4년이나 걸리며, 현재라고 생각하는 모습들은 이미 과거이기에 지금과 대응하는 순간을 찾는데 번번이 실패한다.
전시의 제목인 ⟪ Proxima B ⟫는 카를로 로벨리의 예제에 등장하는 외계 행성이다. 네 명의 작가(강지웅, 김상하, 신수민, 정우찬)는 2년 전 촬영한 흑백 이미지 더미를 프록시마 B에서 전송된 비정상적인 빛으로 간주하고, 떨어진 시공간의 장면들을 체화하며 발생한 새로운 시간들을 다시 전시장에 펼쳐놓는다. 왜곡되고 역행하며 중첩되는 개별적 시간의 감각을 ⟪ Proxima B ⟫로 구현함으로써 선형적 타임라인으로 존재했던 사진 매체의 시간대를 굴절시키고자 한다.
(...)
강지웅은 상승하고 하강하는 대상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잠재적 운동성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이미지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대개 포착하기 어려운 형태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낙하체들을 왁스로 주조하고, 그 표면의 얇은 틈 사이 프린트된 작은 이미지를 고정시킨다. 이는 1969년 발사된 아폴로 12호에 실린 달 미술관(moon museum) 또는 1977년 발사된 보이저호에 부착된 골든 레코드(golden records)처럼 닿지못한 어느 시공간과 접촉하려는 인류의 태도와 닮아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상들은 전시장 한켠을 가로지르는 철판 위에 올려지게 되는데, 이는 전시장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연속적인 흐름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글 김상하)